미친 사람처럼 이 곳 저 곳을 뛰어다녔다.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가 않아서 지니가는 간호사 한 명을 붙잡고 물었다. 여기... 카게야마.... 토비오... 환자... 어디... 제대로 된 말도 나오지 않았다. 간호사는 차트를 뒤적이더니 방금 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며 병실 번호를 알려주었다. 오이카와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비상구를 찾아 달렸다.

한참을 또 넋을 놓고 찾아다녔다. 마침내 한 병실 앞에서 그리운 이름을 찾았을 땐 거의 다리가 풀려 주저 앉을 뻔 했다. 아까는 그렇게도 얼굴을 당장 봐야겠다 싶더니, 지금은 들어갈 엄두조차 나질 않았다. 
어쩌면, 그럴 염치가 없는지도 몰랐다.


오이카와상, 저 얼마 전부터... 잠을 잘 못 자요.


파리한 안색으로 애써 미소지으며 말하던 카게야마가 떠올랐다. 카게야마의 불면증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뿐이었다. 다정한 포옹과 달콤한 입맞춤. 공주님도 아니면서 치료약은 지독히도 로맨틱했다. 하지만 오이카와는 그 약을 카게야마에게 줄 수 없었다. 다른 누구도 아닌 오이카와만이 줄 수 있었고, 자신만 주고 싶었지만, 그럴 수 없었다. 두 눈을 마주볼 자신이 없어 시선을 피한 채 얼버무리듯 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야, 하고 대충 대답했던 것 같다.
치미는 기억을 애써 삼키고 발걸음을 옮겼다. 적막이 흐르는 병실 안에 하얀 이불을 곱게 덮고 누운 카게야마의 얼굴이 보였다. 


불면증이라고 했잖아. 순 거짓말쟁이. 그 때 못 잔 것 만큼 지금 자고 있는거지? 왕자님이 키스해주면 마법처럼 눈을 떠 줄거지? 일어날 거지...? 


닫힌 두 눈과 잠긴 입술은 대답이 없었다. 소름끼치는 정적이 싫어 오이카와는 울음으로 빈 소리를 채웠다.




'HQ > Short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[오이카게] keyword  (0) 2015.12.12
[이와카게] keyword  (0) 2015.12.12
[우시카게] keyword  (0) 2015.12.12
[오이카게] 우유빵  (0) 2015.12.12
[오이카게] 에어컨  (0) 2015.12.12

+ Recent posts