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도망갈 때가 아니었다. 지금 도망가면 전부 없었던 걸로 돼버린다.]



"왕자님은 먼저 가십시오. 금방 따라서 가겠습니다."


절대 안 된다고 억지로 끌고 가려는 것을 겨우 진정시켰다. 카게야마는 자신의 눈 앞에 수두룩히 깔려있는 자객 무리를 한 번 보았고, 자신의 등 뒤로 몸을 숨겨 자리를 피하는 우시지마를 떠올렸다. 같이 가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너를 혼자 두고는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우시지마도 좋았지만, 쫓기는 왕자를 막아서는 사람이 한 명은 있어야 했다. 그리고 그 일을 수행할 사람은 날 때부터 그의 그림자로 길러진 자신 뿐이었다.
카게야마는 자신의 실력을 한 치 부끄럼 없이 믿고 있었지만, 상대가 쪽수로 밀어붙이는 데에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. 벌써 몇 번을 베이고 긁혔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. 우시지마의 목숨은 자신의 목숨에 우선했다. 
아직은 좀 더 시간을 벌어야 했다.
아까 우시지마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봐 둘 걸 그랬다는 생각이 물밀듯 밀려왔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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